2021.5.27(목) 은퇴자의 촌집일기 (앵두 따는 할아버지)
아침에는 이슬비가 내리고 오전부터 햇볕이 쨍쨍 비춘다. 09시 30분 교회 사무실에서 종교인 종합소득세 신고를 국세청 홈텍스에 입력해 주고 촌집에 간다. 도중에 장성 황룡강 꽃밭에 수 km에 걸쳐서 심어진 꽃양귀비 등 각종 꽃을 구경하면서 사진 촬영도 하고 노후에 나홀로 즐기는 시간을 갖는다. 1991년 지방자치가 실시된 이후에 자치단체별로 시장, 군수 등이 경쟁적으로 지역 발전을 위한 각종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 나라 전체가
꽂동산이 되어 금수 강산으로 변하였다. 촌집에 도착해,
촌집 안의 포리똥 나무 (보리수)에서 350개, 텃밭에서 128개 등 보리수
총 478개와 앵두 225개를
수확하였다. 며칠후에 6세 손자와 함께 앵두와 보리수 따는 체험학습도 해보고 싶다. 내가 보리수와 앵두 수확할때 갯수를 계산하는 습관은 20년 가까이 된다. 처음에는 감자, 고구마, 양파, 마늘 등 크기가 큰 것 위주로 숫자를 세었는데, 한가마니를 수확했던 은행알 숫자를 세는 것을 제외하고 점점 크기가 작은 800개가 넘는 고추 숫자까지 계산해 기록하게 되었다. 다른사람들에게는 나이가 들어 치매 예방을 위해 숫자를 기억한다고 말하기도 하지만, 실제로 과일, 채소 숫자 1개를 셀때마다 행복 1개를 계산한다는 나 나름의 행복 만들기 습관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원두막에 올라가 목련나무 가지에 새 둥지를 짓고 새 알 6개를 낳은 새 집을 어미새 모르게 보았더니 어미새가 꽥꽥 소리치면서 나에게 경고하는 것 같아 빨리 자리를 비켜주었다. 새 이름을 몰라서 군대 학사장교 1기 동기 최강삼 동식물 박사에게 물어보았더니, 즉각 물까치라고 답해준다.
ㅡ 우리나라 서식 까치류는 까치, 물까치, 산까치(어치), 때까치, 물때까치 등이 있는데 그 중 이놈은 물까치네.ㅡ라고 답해준다
오후에는 앵두나무 밑 잡초를 괭이로 제거하고, 지난겨울에 고사한 금목서 줄기를 전정 가위로 제거하였다. 사철나무와 시누대 울타리 위에 빨갛게 피어있는 꼬마 장미꽃, 황토방옆 포도나무에 열린 앙증 맞은 열매, 탐스럽게 열린 자두, 복숭아,살구,얘기사과, 감, 꾸지뽕 열매와 대파, 당근, 완두콩, 고추, 옥수수, 감자
줄기, 들깻잎 등을 보고 있노라면
ㅡ나는 부자다ㅡ라는 뿌듯함을 갖는다. 동네 한바퀴 돌아볼때 이장님이 밭에서 마늘을 캐고있다. 지금 마늘을 수확해야 썩지 않는다고 말해준다. 양파 줄기도 다 쓰러져 있어 곧 수확시기가 다가온 것 같다.
오후 5시 촌집을 출발해 광주에 오니, 와이프는 돼지고기 김치찌개를 끓이고 있다. 역시 노후에는 할멈이 최고라고 생각된다. 사실 오늘 나는 아침부터 저녁 6시까지 아무것도 먹지않고 앉아 있지도 않고 하루종일 움직였기때문에 배도 고프고 피곤하였는데, 이렇게 맛있는 저녁 식사를 준비해 놓은 와이프가 고맙기 그지없다.
식사 후 와이프는 오늘 수확해 온 보리수와 앵두를 유리병에 갈색설탕과 함께 재워 넣어 효소를 만들어 놓는다. 이 효소는 기관지 천식에 특효약이라고 우리 교인들에게도 인기가 좋아, 며칠후 와이프는 교인들을 데리고 보리수를 따러간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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