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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현재,미래가 어우러진 촌집일기(2005.11.5에 쓴 2017년에 회상할

촌집목련 2006. 7. 1. 02:39
2017년에 회상할 사진과 함께하는 촌집일기(2005.11.5(토)
  2005/11/06 오후 1:48 







12년 후(2017년)에 회상할 사진과 함께하는 촌집일기(2005.11.5(토)

오늘은 토요 휴무일이라 9시 30분경에 와이프와 함께 집을 나선다.

와이프는 교회로, 나는 촌집으로 향한다.

촌집 가는 길은 장성 백양사 가는 길이라

단풍 구경가는 차량들이 도로에 드문 드문 보인다.

도로 옆 가로수들도 붉은색, 노란색, 푸른 색, 갈색 등으로 옷을 갈아입고

가을 색깔을 풍기고 있다.

20여분 운전하면서도 지난 일주일 동안에 촌집이 어떻게 변했을까

상상하면서 촌집으로 향한다.

대문에 들어설때는 언제나 나는 편안함과 풍요로움을 느낀다.

내가 3년 동안 가꾸었던 정성과 열정이 결실을 맺힌 모습에 스스로 도취된다.

자연에의 외경을 느낄 수 있는 내 자신을 발견했던 것이 너무 뿌듯하다.



일주일 동안 도회지 생활을 하면서도 촌집을 상상할 때는

언제나 내 가슴에 풍성함을 안겨주고 있기에

사랑에 빠져 상대방을 그리워하면서 밤잠을 못 이루는 사람처럼

촌집을 몹시 그리워하다가 대문앞에 들어설때에

가슴 깊은 곳에 숨겨진 촌집에의 그리움이 한꺼번에 해소된다.



촌집 주변을 천천히 둘러보면서 내가 손수 가꾼 것들이 새로운 모습으로

반겨줄때가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으로 느끼고 있다.

오늘은 마당에 물들어 있는 가을단풍 모습이 나를 반겨준다.



먼저 대문앞에는 보라색을 띠고있는 조그만 꽃송이가 피어있는

국화꽃이 새롭게 반기고 있고,

예수님이 예루살렘에 입성할때에 손에 들고 환영했다는 종려나무를

심은 지 3년이 지난 지금은 줄기가 제법 굵어져 있다.

창고옆에는 무화과 열매가 10여개 열려있고, 옮겨심은

석류나무 3그루가 잘 자라고 있다.

대문앞 텃밭에는 상추가 3센티 크기로, 배추는 7센티 크기로,

무는 주먹만한 크기로 자라고 있어 마음의 풍요로움을 더해 준다.



대문 우측에는 아직도 백일홍 꽃이 피어있는데, 특히

노랑색과 분홍색을 머금은 백일홍 꽃 핀 모습이 새롭다.

2주전에 심은 시금치가 궁금했는데, 3센티미터 크기로 파릇파릇하게

고르게 얼굴을 내밀고 있다.

구경하면서 감나무에서 홍시 한 개를 따서 먹어본다. 달콤하다.

아직도 50여개가 감나무에 달려있다.



오늘 할 일은 아궁이에 불을 피우기, 뒤뜰에 열려있는 은행알 따기,

배추 포기 이식하기다.

주변을 둘러본 후에 아랫집과 이웃집 할머니들을 만나

오늘 점심은 간짜장면으로 함께 드시자고 제안한 후에

한참 아궁이에 불을 지피고 있는데,

읍에서 직원 2명이 인구조사를 와서 너무 이쁜집이라면서 부러워한다.



12시 30분에 아랫집 할머니집 거실에서

할머니 두 분과 함께 아랫집에서 내가 시켜놓은 간짜장으로 점심을 먹었다.

아랫집 할머니께서는 청국장과 함께 밥을 가져오신다.



점심을 먹으면서

지난주에 이웃집 할머니께서 배추김치 담는 법을 연습하라면서

주셨던 배추 일곱 포기와 생강 한 뿌리로 내가 배추김치를 담았더니,



내 와이프와 아들딸들이 김치 몇 조각 먹다가 먹지않아

아직도 몽땅 남아있다고 하자,

할머니들은 깔깔깔 웃으신다.

남자가 무 김치와 배추 김치까지 담는 모습이

할머니들 눈에는 우스웠던 모양이다.



내가 지금까지 개척한 영역에 만족하지 않는 습성을 가지고 있기에

무,배추,부추,호박,상추,시금치 등을 재배한 경험이 있기에

이 식품재료들을 가지고 손수 요리를 하고 싶다는 욕구가 생긴다.



지금까지는 관념적으로 가능한 것은

굳이 경험할 필요가 없다는 신념으로 살아왔지만,

꽃,풀,나무,흙 등 자연과 함께한 이후로는

반드시 자연을 체험하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그래서 내가 가꾼 채소로 찌개도 해보고,

김치도 담그면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싶어진다.



점심을 먹은 후에 외양간 옆 배추밭이 너무 베게 심어져 있어

솎아서 빈텃밭에 옯겨심었고,

뒤뜰 은행나무에서 떨어진 은행알을 줍고 따서 포대에 담아서

껍질이 썩으면 씻을 수 있도록 보관해 두었다.

은행알에서 구린내가 무척난다.



촌집일을 마치고 뜨뜻한 방에 들어가 1시간 정도 잠을 자고나니

피곤이 확 풀리는 것 같다.



지난 2주일 동안은 직장일로 무척 바쁜 나날이었다.

10월 25일에는 고속버스를 이용한 서울 출장, 27일에는 손수 운전해 부산 출장 등

일을 하느라 하루 하루가 부족한 나날이었다.



작년 10월 30일에 함께 근무한 직원 17명이 단합대회를

내 촌집에서 1박 2일로 하였는데,

금년에는 다른 부서 직원들이 촌집에서 단합대회를 하고싶다고 해서 허락해 주었다.



작년 촌집에서 하루 지낸것을 회상해 보면, 한팀은 상추와 배추 등을 뜯는 역할을,

한팀은 고구마를 캐서 아궁이에 굽는 역할을, 한팀은 삼겹삽을 굽는 역할을 담당하도록

하고, 마당에서 불을 피우면서 가을을 느꼈던 것이 너무 좋았다고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