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5.13(토) 불두화 피고 앵두,보리수,살구 열린 촌집풍경
요즈음 봄은 소리없이 지나가고 여름이 곧바로 다가온다.
오늘도 날씨가 화창하고 더운 초여름을 느끼게 한다.
초여름인지라 가로수에는 연두빛이 초록빛으로 옷을 갈아입고
푸르름을 맘껏 풍기고 있다.
나는 4년동안 이 가로수 길을 오갈때에 가로수로부터 계절의 묘미를 느끼면서
지내왔다.
봄에는 하얗게 장식한 벚꽃으로 장식한 꽃길을,
여름에는 초록빛 잎사귀와 함께 활력있는 모습을,
가을에는 붉으스레한 단풍잎으로 물들인 모습으로,
겨울에는 눈꽃에 쌓인 가로수로부터 계절을 만끽한다.
촌집 대문을 열고 들어가 보니 먼저 눈에 띈것은
하얗고 탐스럽게 핀 불두화가 나를 반갑게 맞이한다.
이 꽃은 작년에 아랫집 할머니께서 한그루 주셔서 담장 옆에 심었는데,
하얀 꽃이 어찌나 복스럽고 동글동글하던지
사람들은 부처님 머리처럼 생긴 꽃이라 하여 불두화(佛頭花)라 부르고 있다.
텃밭 한켠에는 고추 묘가 대나무 지짓대와 끈에 기대어
깨끗하게 정리된 모습으로 싱싱하고 푸르게 자라고 있다.
이 고추 묘는 아랫집 할머니께서 구해 주신것을
더 이웃 할머니께서 며칠전에 심어주신 것이다.
이분은 동네 할머니들중에서 제일 마음씨가 따스한 분으로 느끼고 있다.
또 다른 텃밭을 살펴보니, 쑥갓, 어린 상추, 감자 새싹이 무럭 무럭 자라고 있고,
자두와 살구는 금년 처음으로, 매실과 배는 작년 이래 열매를 맺어서 나를 반기고 있다.
금년봄에 심었던 블루베리 2그루는 30센티 크기로 자라서 새잎이 나와있고,
머루나무 2그루는 새 잎 몽우리를 약간 비추면서 아직도 잠자고 있다.
특히 작년에 꺾꽂이한 포도가지는 새로이 안착해서 새잎이 나고,
명자나무도 새잎이 무성하게 자라고 있다.
안타까운 것은 외양간 앞 바나나 나무 2그루 중 1그루는 새 잎이 나고
바로 옆에 새싹 1그루를 더 거느리고 있어서 너무 반가웠는데,
밑동아리를 몽땅 잘라놓은 1그루는 지난 겨울 추위때문인지 아직 새싹 소식이 없다.
무화과 나무도 아랫쪽 새싹만이 자라고 있고, 석류나무 4그루는 잎이 어리디 어리다.
채소,과일,꽃나무와 대화를 마친 다음에
오늘 내가 할일은 지난 겨울 폭설과 한파로 인해 얼어서 고장난
창고 싱크대에 설치된 수도꼭지를 고치고,
잔디마당의 토끼풀을 제거하는 것이다.
읍에서 수도꼭지를 구입해 뻰치드라이버로 고치고
물을 틀어보니 물이 새지않고 나온다.
나도 이제 왠만한 고장을 고칠 수 있는 정비사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토끼풀을 제거하는 일은 매우 힘들었다.
그동안 할머니들께서 토끼풀이 작을때 제거해야 한다고 수시로
말씀하셨지만 그대로 놓아두었더니, 이제는 마당 전체를
토끼풀이 덮고있다.
뿌리채 뽑아야 하지만 일의 효율을 위해 낫으로 베어냈다.
낫으로 베어내는 것은 어깨도 아프고 매우 힘이들기때문에
쉬엄쉬엄 한다. 오후 3시까지 일을 해도 다 끝나지 않는다.
점심은 아랫집 할머니댁에서 준비한 것으로 더 이웃 할머니와 함께 맛있게 먹었다.
<불두화,자두,원추리 모습>
<대문앞 꽃잔디>
<부처님 머리 모양의 불두화>
<심은지 3년만에 금년 처음 열린 살구열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