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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5.6(토)촌집일기(고추 묘종 심기로 한 날)

촌집목련 2006. 5. 6. 18:23

2006.5.6(토)촌집일기(고추 묘종 심기로 한날)

 

마지막 봄비인가?

새벽부터 봄비가 주룩주룩, 낮에는 이슬비로 온누리를 적시고 있는 주말!

 

오늘은 그동안 숙제로 남겨두고 마땅한 날을 기다린 고추 묘종을 하기로 한날!

때마침 비가 오는 날이라 고추 묘를 아랫집 할머니께 구해달라고 한 후에

작은딸을 데리고 사무실에 들리니 직원 2명이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

 

사무실에 들리면서 인생 선배로서 딸에게 조언(잔소리)을 해준다. 

진정으로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취미로 가졌을때

자기 영혼은 기쁘고 인생살이도 풍요롭게 된다면서

자기에게 맞는 취미 생활을 준비하라고 했다.

 

타인이 하는 취미생활을 방관자로 구경만하고, 베끼기만 하는 생활은

이미 자기 자신은 없고 오로지 타인만이 이 세상에 존재하게 된다는 것을 가르쳐 주었다.

그래서 자기손으로 직접 꽃을 키우는 취미를 가지던지,

직접 요리를 하던지, 그림을 그리던지, 음악을 하던지,  좋아하는 운동을 하는 것 등

자기의 손, 발, 머리 등을 직접 사용하면서 하는 취미생활을

지금부터라도 만들어 가는 삶을 살아가도록 조언해 주었다. 

 

사무실에 다녀온 후 방충망 하자 보수를 마치고,

친구들이 궁금해 왔던 물리를 열성적으로 가르치시고,

인생상담도 자상히 해주신 김일만 선생님의 근황을 알아 보기위해서

전남 보성고등학교 기숙사 사감 선생님께 전화를 해보니,

지난 2월에 대장암으로 59세의 연세로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듣고는 갑자기 내 자신이 우울해 져버린다. 

 

작년에 기회있었을때 한번만이라도 선생님을 모시는 기회를 가져야 했는데 하면서

후회스런 마음이 든다. 비가 내리는 날이라 인생무상이란 말이 더욱 가슴에 와닿는다.

 

머리속에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면서 팝송을 들으며 나 홀로 빗속을 뚫고 촌집에 간다.

오늘따라 The Saddest thing(가장 슬픈 것)의 곡조와 가사(이별)가 더 가슴에 와닿는다. 

 

촌집에 도착하니, 비 내리는 촌집은 물 만난듯이 채소,과일 들이 파릇해져

신록의 5월을 뽐내고 있다. 

 

전화로 부탁한 고추 묘종 30그루를 아랫집 할머니께서 가져오시기에

나는 노란 꽃이 활짝 피어있는 배추를 모두 솎아내고 그곳을

호미로 3개의 고랑과 이랑을 만들었다. 

 

고추를 심을려고 했더니, 더 이웃집 할머니께서 보시더니,

비로 적셔진 질퍽한 땅에 고추 묘종을 심게되면

햇볕이 쬐게되면 땅이 돌처럼 단단해지기때문에

고추 묘종을 심지말고 몇일 후 흙이 마르게 되면

할머니께서 직접 심어주신다면서,

묘종을 빨간 프라스틱 바케스에 넣어 창고에 보관해 두었다.

 

마당 잔디밭 토끼풀을 한참 동안 낫으로 베어내고 있는데,

이웃집 할머니께서 이름 모를 꽃 묘종 10그루를 주시니,

작년에 심었던 창고앞 하얀 철쭉 바로옆에 심은 후에,

아랫집과 더 이웃집 할머니께서 주신 떡을 먹은 후에 촌집을 떠났다. 

 

어제는 5월 5일 어린이날로 휴일이다!

마침 교회에서도 별다른 행사가 없기때문에

모처럼 와이프와 지낼 수 있게되었다.

 

둘이서 촌집을 경유해 고창 청보리밭을 구경하기로 했다.

황사와 함께 바람이 드세게 부는 날이다.

고창읍에서 자동차 펑크난 곳을 수선하고

전라북도 공음면쪽에 있는 학산농장의 청포리밭으로 향한다.

 

시원하게 펼쳐진 푸르른 보리밭을 보면서

나와 와이프가 서로 어렸을 적의 보리밭에 얽힌 이야기와

20대 청춘 시절의 보리밭 관련 이야기를 한다.

 

내가 어렸을 적에 보리가 여물기전 보리를 불에 그을려

먹었던 과거의 부드럽고 달콤한 보리 맛이 회상되었다.

내가 군대생활 하던때 농담으로 했던 보리밭 이야기를

다시 하면서 서로 깔깔깔 웃었다.

 

그 이야기 내용은 누구나 알고있는 내용이지만,

내가 20대때 그 이야기를 하면 모두가 사실이었느냐고

물으면서 재미있어 했었다.

 

그 이야기는 <관계>라는 용어과 관련되어있는 아주 유치한 이야기로,.

내가 철원에서 철책 소대장 할때 소대원들에게 써먹었던 내용이었다.

 

내가 철책에 근무하기 때문에 와이프가 면회를 오면

철원(동송읍)에 있는 면회장소에서 면허 신청서를 작성하게 되어있었다.

 

면허신청서를 작성하는 중에 <관계>라는 빈칸에

순진한 와이프가 <보리밭에서 2회>라고 써넣었다고 말하면

모두들 재미있어 했다면서,

와이프와 나는 보리밭을 보면서 서로 바라보고 웃었다.

 

보리밭 구경을 마치고 인근에 있는

구시포 해수욕장 근처에 해수찜탕인 <구시포 해수월드>에 들러서

2시간 정도 목욕과 휴식을 취했다. 

지난 번 큰 형수님이 해수찜이 피부에 엄청 좋았다면서 강력 추천한 곳이라 한번 들렸는데,

와이프도 공감을 표시한다.

해수찜을 마치고 집으로 곧바로 돌아온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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