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3.26(일) 촌집일기(감자,상추,쑥갓을 심고나서)
창문 밖에는 봄 빛과 봄 내음이 흐르고, 부엌에서는 냄비에서 끓는 생선(병치,조기)찜 냄새가 흘러나오는 아침!
일상의 시간중에서 가장 한가로운 이 시간! 바오로 친구가 올려놓은 팝송 중에서 20대 젊었을때 배웠고 지금도 가끔 노래방에서 부르고 있는 You light up my life곡을 볼륨을 크게 틀어놓고 나홀로 크게 따라 불러본다. 내 자신이 20대로 되돌아 가고있다는 느낌이다.
5인 가족 중 아침 7시경에 와이프는 교회에 가있고, 막내 아들은 교회가기 위해 어제밤부터 전도해온 친구와 함께하고, 두 딸은 자기들 방에서 쉬고 있는 한가롭고 여유로운 아침이다.
이 시간은 11시 예배시간이 충분히 남아있기에 지난주를 회상하면서 촌집일기 쓰기에 가장 적합한 시간이다.
어제는 바쁜 하루였다. 공무원 시험에 응시한 큰딸을 동신여중에 데려다 주고, 10시경에 촌집으로 향한다.
촌집은 산속에 위치하고 있기에 촌집 풍경은 아직 겨울과 봄의 경계선에 있는 듯하다.
촌집에 도착하여 이웃집 정읍댁 할머니께 지난주 광주나들이 사진을 건네주니 고마워한다. 할머니댁에는 아들, 친척들이 모여있는데, 내일 손주 결혼식이라 떡을 마련했다고 먹으라 하신다. 떡 한 개를 먹고난 후 봄을 풍기고 있는 촌집풍경을 내가슴으로 느끼는 시간을 보낸다.
대문 쪽에는 개나리와 매화나무에 꽃을 피우고 있다.
개나리는 작년 봄에 직장 언덕에서 꺾어다 심어놓은 한 그루가 노란꽃 몇개를 피우고 나를 반기는 것을 보니, 참으로 식물의 성장에 경이로움을 느낀다. 그냥 개나리 나무 가지를 꺾어다 심어놓았는데, 그것이 뿌리를 내리고 노란 꽃을 피우고 새싹을 머금고 있는 모습에 나는 신기하고 그렇게 반가울 수 가 없었다.
그리고 매화나무는 작년에 너무 심하게 전정을 하여 살아날 수 있을 지를 걱정하였는데 하얀꽃으로 탐스럽게 나무가지에 달려있는 모습에 더욱 반갑다.
하얀목련과 자목련은 다음주에 꽃이 필 정도로 꽃망울을 머금고 있고, 포리똥과 앵두 나무에도 새싹이 나오고 있으며, 자두나무와 살구나무도 머지않아 새 잎이 나올 정도로 머물고 있다.
12시 30분에 이전에 다녔던 교회 장로님 딸 결혼이 상무지구 웨딩홀에서 있기에 오전에 할 일은 짧게 해야 한다. 12시까지 한 일은 장성에서 3000원을 주고 구입한 상추 2종류와 쑥갓 씨앗을 뿌리는 일이다.
대문 앞 텃밭에는 쑥갓을 심고, 외양간 텃밭에는 상추 2종류를 심었는데, 심은 위치를 그렇게 한 것은 대문앞에는 이미 상추와 배추가 자라고 있었고, 외양간 옆에는 시금치, 배추 등이 자라고 있었기 때문이다.
씨뿌리고 물을 준 후 3분전에 결혼식에 참석해 보니, 이전 교회에서 함께 신앙생활을 한 반가운 분들이 보인다. 결혼식 후 점심을 먹고 굵은 감자 씨앗을 5000원에 구입하여 아들과 함께 촌집으로 향한다.
고등학교 1학년 아들에게 촌집에서의 생활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 아들에게는 아빠인 나와 함께 농담도 주고 받으면서 흙을 손으로 만지고 감자 씨앗도 직접 쪼개도록 하였다.
작업내용은 뒤뜰과 외양간 옆에 감자를 심기위해 괭이로 고랑을 파고 아들과 함께 쪼갠 감자를 심고 흙으로 덮은 후에 물을 흠뻑 주는 것이다.
감자 심기를 마치고 지난 해의 낙엽을 태우고 있는데, 옆집과 이웃집 할머니께서 오셔서 마당에 있는 냉이를 캐 주신다. 나는 냉이국은 많이 먹어보았지만, 내 뜰에 있는 냉이가 이렇게 많은지를 몰랐고, 냉이의 생김새도 정확히 몰랐는데, 이제는 냉이를 확실히 구별할 수 있게 된 것이 오늘 나와 아들이 배웠던 것이다.
할머니들께서 냉이를 캐서 주시니 냉이국을 맛있게 끓이고 싶다는 충동이 생긴다.
그래서 냉이를 깨끗이 씻은 후 아들에게 컴퓨터에서 냉이국 끓이는 방법을 알아보라고 하니, 된장 3큰술, 고추장 1큰술, 양념간장과 조개를 넣어 끓인다고 찾아준다.
냉장고안에서 된장과 고추장을 찾아서 3 큰술의 뜻을 큰 숫가락 3개 정도라고 내 나름대로 해석하고 된장은 큰 숫가락으로 3회, 고추장은 큰 숫가락으로 1회를 넣고, 조개는 없으니 대신 소고기를 약간 넣어 씻어놓은 냉이를 넣고 무조건 끓이니, 냄새가 무척 좋다.
저녁 7시경에 냉이국이 완성되자 아들과 함께 밥을 먹었는데, 나와 와이프는 맛있다고 생각되는데, 아들은 별로 맛이 없다고 한다. 아마 와이프는 인사말로 맛있다고 한 걸로 추측된다.
지난 금요일은 바쁜 날이었다. 새벽 5시에 기상해서 6시경에 직원 차량에 합승해 전주 리베라 호텔로 강사님을 모시러 간다. 아침 출근시간이라 빨리 출발해 광주 프린스호텔에서 커피를 마신후 행사장에 도착한다.
내가 행사 사회를 보게 되었는데, 부책임자님이 인사말을 하기로 되어있었는데, 최고책임자님이 하게되어 약간은 당황했지만 무난히 마칠 수 있었다. 오찬을 함께하고, 송정리 역까지 배웅하는 것으로 행사를 마치게 되었다. 만찬은 비서실 직원들하고 하였다.
지난 수요일은 주간에는 남원 목사안수식에 참여하기 위해 휴가를 하였고, 밤에는 새벽 1-3시경에 도둑이 들어 거실에서 내 호주머니를 털어 현금만 가져간 날이다.
오늘 예배를 마치고 오후에는 영어교육 계획을 세우기 위해 사무실에 들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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