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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3.19(일) 촌집일기(할머니들의 광주나들이)

촌집목련 2006. 3. 19. 10:32

 

 

 

 

 

 

 

 

2006.3.19(일) 촌집일기(할머니들의 광주나들이)


오늘은 봄의 생명을 일깨우기에 알맞은 쾌청한 날씨다.

창문을 통해 봄볕이 화단에 살며시 와닿아 속삭인다.

빨리 아름다운 꽃을 피우라고...

그 속삭임따라

베란다에는 2주전 직장 옆 담장에 있는 수없이 널려진

개나리 가지 3개를 가져와서 화단에 심었더니

한가지에서 노란 개나리꽃이 피어올랐고,

지난주 촌집 마당앞 화단에서 2뿌리를 화분에 옮겨 심어

가져온 노란 수선화꽃이 예쁘게 피어올라와 있는데, 

내가 가장 좋아하는 꽃은 순백의 수선화로

백합꽃 종류가 유난히 마음에 와 닿기때문에 무척 좋아한다.


이사 오면서부터

날마다 화단에 물을 주면서 꽃나무들과 대화하는 시간을

갖게 된것이 내 일상의 하나로 자리매김한지 한달여가 된다.


나는 인간의 행복이란 천(天),지(地),인(人)과의 조화로운 삶이라고

생각하고 살고 있다.

그래서 나는 하늘과의 관계에서는 신앙을 갖고 경건한 생활을,

땅과의 관계에서는 자연(흙,나무,풀,꽃,돌 등)과 함께하면서

자연을 향유하는 생활을,

사람과의 관계에서는 주변에 마주치는 사람과 진실된 마음으로

교제해 나갈려고 노력한다.

   

어제는 할머니들께 광주나들이를 약속한 날이기에

아침 일찍 집안 정리를 하고, 9시경에 촌집으로 향한다.

촌집에 도착해 보니, 할머니들께서는

나들이 준비가 완료한 상태로 계신다.


기다리는 1시간 동안에 촌집 주변을 돌아보니,

개나리, 살구, 자두, 매화, 앵두나무는 새싹을 머금고 있어,

너무 반가웠고, 다음 주 정도면 새 잎과 꽃이 피어날 것 같다. 


아랫집 할머니(너부실댁)께서는 따님이 오시기 때문에

부득이 불참하신다고 미안해 하시고,

옆집 할머니(모연댁-백양사옆, 73세), 윗집 할머니(정읍댁, 77세),

더 윗집 할머니(임산댁-동화면, 76세) 등

3분을 내차에 모시고 광주로 향한다.

차안에서 할머니들께서는 살아오신 여러 가지 인생사를 이야기하신다.


특히 77세인 정읍댁 할머니께서는

시집왔던 57년전 20세때를 회상하면서,

정읍에서 장성으로 시집올때 열차를 타고 왔는데,

석탄을 태워서 움직이는 기차라

눈이 많이와서 터널을 통과하지 못해서

새벽 6시에 출발해서 밤 12시에 도착할때까지

밥을 굶고 시집왔던 일과 서방님이 47세때 자기를 남기고

천국으로 가버린 이야기 등을 해주신다.


광주에 도착해서

내가 다니고 있고,

와이프가 전도사로 활동하고 있는 교회에서 운영하는

노인대학에 모셔다 드린후 나는 집으로 돌아왔다.

노인대학에서는 노래도 배우고, 율동도 배우며

맛있는 점심도 대접해 드린다.


그시간 동안 나는 빅마트에 가서

할머니들을 대접할 과일(청포도,오렌지,딸기 등)과

떡(3종류)을 준비해 두고,

교회에서 점심을 마치고, 내 집으로 모시고 와서

그동안 사진을 촬영해 앨범으로 만들어둔

촌집일기를 보여드리니 할머니들께서 좋아하신다.

할머니 자기들의 모습이 사진으로 보관돼 있으니,

더욱 좋아하신다.

나를 포함한 모든 사람들은

추억만이 소중한 것으로 남는다고 생각되었다.


와이프는 교회에서 활동하고 있기에

내가 직접 할머니들께 대접해야 한다.

돌침대도 뜨겁해 해드리고,

과일도 씻고, 떡도 이쁘게 잘라서

서로 나누어 먹으면서 그동안 촌집에서

있었던 일들을 재미있게 이야기한 하루였다.


그런데 3분 할머니들께서 초대해 주어서 고맙다고

용돈을 추렴해서 일금 3만원을 주신다.

받지 않을려고 해도 할머니들께서는 우기시므로

받아놓았다가 나중에 할머니들께 맛있는 것을

사드리는 것이 더 좋겠다고 생각하고 받았다. .


오후 4시가 되어서야 와이프가 도착하니,

할머니들과 함께 촌집으로 갔다.

모셔다 드린후 돌아올때 옆집(모연댁) 할머니께서

시금치 한묶음을 솎아서 주시면서

차별없이 자기를 초대해 주셔서 너무 고맙다고 하신다.

이 할머니는 귀가 약간 어두워 잘 들리지 않는 상태에 있으시다.


광주에 돌아와서는

저녁때는 고등학교에 입학한 아들 생일이라

아들 친구들 4명이 와서 축하해 주고 재미있게 놀다가

저녁식사까지 하고 자기집으로 돌아간 날이었다.